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"인간의 뇌는 서툴게 짜맞춰진 고물 컴퓨터, 다시 말해 클루지(kluge)다." 정도가 될 것 같다. 생소하게 들리는 말인 클루지(kluge)란 '어떤 문제에 대한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'을 말한다.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"맥가이버"에서 주인공이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활용해 조잡하지만 효율적인 해결책을 발견해 위기에서 탈출하던 장면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. 이런 현상은 인간이 진화론적 측면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생긴다고 저자는 설명한다. 돌연변화와 자연선택을 핵심기제로 사용하는 진화는 최적의 것을 따라가기보다는 이전 진화의 결과를 반영해 생존에 더 도움이 되는 현실적 대안을 찾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. 예를 들면, 인간의..